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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삶 속에서 중심잡는 나만의 방법, 읽기와 쓰기

by mybookworld 2025. 3. 19.

많은 것이 변화한 삶에서 최대한 흔들리지 않으려면..

늘 하던 것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의 경우 읽기와 필사, 그리고 글쓰기가 바로 그것이다.

 

익숙했던 거리 대신 낯선 거리에서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고, 거칠지만 친숙한 사투리를 쓰던 이들 대신 부드럽지만 별 감정을 못느껴지는 서울말을 쓰는 사람들과 대화해야 한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낯설고 외롭다. 오랜 시간을 보낸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렇게 모든것이 낯설고 생경한 서울살이 2주차인 나에게 읽기란 커다란 위로이자 위안이다.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운이 좋게 자리를 발견하면 편히 앉아 읽을 수가 있고, 그렇지 못할 경우엔 입구쪽에 기대어 읽으면 된다. 옆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나만의 읽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출근하기로 결심한지 1주일째이다. 

그렇게 책을 펼치는 순간, 현실의 소음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글자가 차곡차곡 마음속에 쌓이며, 혼란스러운 감정을 정리해 준다. 특히 익숙한 문장을 다시 읽을 때면,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와서부터 책을 새로 사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책을 주로 읽다 잠이 든다. 변화에 휩쓸리지 않도록 단단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혼자 밥을 먹는 순간에도, 쓸쓸한 밤에도, 책을 펼치는 것만으로 마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문장들이 하나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며 복잡한 감정을 정리해 준다.

 

낯선 곳에서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나에게는 바로 독서다.

 

특히 익숙한 문장을 다시 읽을 때면 더 큰 위안을 얻는다. 지방에 살면서 서울의 독립서점들을 내비에 표시해두고 일부러라도 올라와 방문했던 크고 작은 서점들이 가득한 이곳 서울에서 오히려 책방을 한번도 찾아가지 않고 그렇게 매일같이 사들이던 온라인 서점에서도 책을 한권도 사지 않았다.  서울에 올 때 어떤 책들을 가져갈까 고민하며 손에 잡았던 책은 신기하게도 읽지 않은 책이 아니라 읽었던 책, 내가 좋아했던 책이었다. 그렇게 챙겨온 책을 펼치거나, 수십 번 읽어도 질리지 않는 문장을 마주할 때면, 마치 과거의 나와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 든다.

"이 문장은 그때도 나를 위로해 줬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글을 읽다 보면,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필사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손으로 따라 쓰면서 그 의미를 곱씹고, 나만의 것으로 소화한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펜촉 끝 글씨의 감각이 묘하게 안정감을 주고, 글자가 종이에 새겨지는 과정 속에서 나 자신도 단단해지는 기분이 든다. 불안할 때마다 노트에 펜을 놀리면, 복잡한 마음이 정리되고 차분해진다. 필사는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며, 나를 다독이는 작은 의식이다. 불안한 감정이 밀려올 때면, 필사의 리듬에 맞춰 호흡을 가다듬는다.

 

우리는 살면서 예상치 못한 변화와 마주하게 된다.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도 찾아온다. 

지금이 나에겐 바로 그 때이다. 이런때에 익숙한 책을 읽고, 위로가 되는 문장을 따라 쓰는 단순한 행위만으로도 마음은 한결 편안해진다. 

그렇게 글을 읽고, 필사하고, 내 생각을 끄적이다 보면 익숙한 문장이 주는 위로와 필사를 통한 안정감을 통해 하루를 버텨간다.  혼자 있는 시간도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렇게 나는 이 도시에서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지켜온 작은 습관들 덕분에 땅 위에 단단히 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서울의 낯선 거리에서, 나는 책과 글을 통해 나만의 자리로 나아간다.

나에게 독서와 필사는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